P story

“로렌 앤더슨”이 본 한국의 공유경제 이야기 (플레이플래닛 여행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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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do you like dog? (저기, 개고기 좋아하세요?)”  이번 여행 호스트인 Sun을 처음 만나 택시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난 “음.. 그게.. 실은 한번도 먹어본 적 없어요..”라며 조심스럽게 대답했지만 굳어진 내 표정을 Sun이 눈치챘던 모양이다. 갑자기 Sun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 오리고기(Duck)요, 개고기(dog)가 아니구요!” 그제서야 우리는 깔깔대며 뒤로 넘어갔다. 예사롭지 않은 첫 만남부터 오늘은 정말 재밌는 하루가 될 것 같았다.


<조선 Biz의 ‘스마트 클라우드 쇼’에서 강연 중인 로렌 앤더슨>
  나는 Chosun Biz의 ‘스마트클라우드 쇼’에서 공유경제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강연을 하러 한국에 왔다. 이 짧은 여행에서 나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유경제를 둘러싼 움직임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고, 그 움직임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첫날 밤, 나는 Sun이 설립한 playplanet여행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playplanet은 한국의 경험 공유 플랫폼으로서 여행자가 그 지역만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여행자와 지역 주민을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약속장소에 도착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번 서울에서의 경험은 Sun과 Sun의 친구 Flora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우리는 Flora가 어머니와 함께 운영하는 부암동의 갤러리 카페에서 직접 준비한 오리고기 덮밥과 샐러드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물론 김치도 곁들여서!). 그 날 저녁은 사회혁신과 협력적 소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진 여덟명의 한국 젊은이들이 함께했다. 멋진 식사와 화기애애했던 대화를 뒤로하고 우리는 선선해진 저녁 바람을 맞으며 부암동의 골목골목을 지나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산책을 나갔다. 윤동주 시인이 작품을 쓰곤 했던 언덕 아래로는 남산타워를 비롯한 서울의 야경이 펼쳐졌고 그 위에서 우리는 한국의 전통 술이라는 막걸리와 해물파전(한국식 피자)를 곁들어 먹었다. 훌륭했던 음식과 밤이 될 때까지 나눈 유쾌하고 즐거웠던 대화는 말 그대로 만족 그 이상이었다. 서울의 숨은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던 이 특별했던 추억들을 난 오래토록 간직할 것 같다.[로렌 앤더슨과 부암동 가을밤 여행]



<스마트 클라우드 쇼, 공유경제 박람회에서 한국 사업가들과 로렌>
한국에는 ‘협력적 소비’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반면에 협력적 소비가 주는 기회들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사뭇 진지했고, 관련 기업가들의 열정은 매우 뜨겁고 고무적이었다. 스마트 클라우드에서의 발표를 끝낸 뒤, 나는 여러 기업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람회 장으로 향했다. 박람회 장 한 쪽에는 열 개 정도의 ‘공유 경제’ 기업들이 모여 있었는데, 내가 지난 몇 년 간 세계를 누비며 여러 설립자들과 기업가들을 만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과 비교해서 이렇게 여러 기업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문화 속에서도 협력적 소비가 퍼져나가고 성장해가고 있다는 게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열린 옷장(면접용 정장 공유)’과 ‘마이리얼트립(경험 공유)’, Wonderlend(각종 물건 대여)부터 시작해서 남는 방을 여행숙소로 제공해서 수익을 얻는 ‘비엔비히어로’, 각자의 책을 공유하는 가장 큰 서재인 ‘책꽂이’, 아동복 교환 사이트인 ‘키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공유경제 기업가들이 사회 여러분야에서 도전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특이했던 컨셉은 코자자(Kozaza)라는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 홈스테이 서비스였는데 일반적인 p2p 숙소 개념에 전통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는 운 좋게도 서울에서의 마지막 밤을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코자자의 한옥에서 묵을 수 있었다. 한옥에 도착하자마자 다정하신 노부부께서 나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가옥 뒤편에 있는 내 방으로 안내주셨다(행복하게도 에어컨이 있었다!). 너무도 폭신했던 요와 베개를 받아들고 나는 새 숙소에서 편안히 짐을 풀었다.


<’코자자’를 통해 머물게 된 한국의 전통 한옥>


그날 저녁은 ‘집밥’에서 소셜 다이닝을 체험해보기로 했다.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Lynn Park이 설립한 ‘집밥’은 문을 연지 불과 두달 만에 70번의 저녁을 주최했고, 이미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심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로 Lynn은 레이첼 보츠먼의 책 ‘위 제너레이션’에 감명을 받아 그 동안의 경영 컨설팅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 저녁의 주제는 역시 ‘협력적 소비’ 였고 한국의 크레이그리스트인 ‘헬로마켓’의 설립자와  ‘코 업’이라는 공동작업 공간을 운영하는 등 협력적 소비를 양산하는 역할을 하는 Ejang을 비롯해서 공유경제에 열성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는 열두 분과 함께했다. 나는 ‘소셜 다이닝’은 처음인지라 그냥 친구의 친구 저녁 파티에 가는 것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했지만 공통 관심사를 통해 인연을 맺어가는 자리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어색한 침묵도 없었고 지루한 얘기를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인연을 만들 새로운 방법을 원하고있는 이상, 일반적인 ‘단순한 만남’보다 더 친숙하고 분명한 주제와 결과가 있는 ‘소셜 다이닝’은 전세계적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전통 쌀 발효주, 막걸리>

다음날 아침, 한옥에서의 포근한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먹으러 조심스럽게 부엌으로 들어갔다. 식탁에는 노부부께서 해주신 따끈따끈한 계란과 토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며칠만에 하는 김치가 없는 식사였다!). 그 날은 한국에서의 세번 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었는데 그간 만났던 사람들과 경험들을 돌아봤을 때 마치 한국에 일주일은 머무른 듯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감사하게도 서울시의 초청을 받아 김형주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함께  공유도시로 거듭나려는 서울시의 계획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이처럼 서울시를 비롯한 세계의 대도시 정부들이 협력적 소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도시에 적극 적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가슴이 마구 벅차오른다. 지난 몇년 간 세계를 둘러싼 흐름을 조사하고 기록해 온 나로서는 특히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은 여러가지로 공유 경제의 중추가 될 요건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여러 한국 신생기업들이 여타 외국의 기업과 비슷한 모델을 따르는 반면, 그들의 차별성은 오랜 나눔의 역사를 지닌 한국의 문화적 특이에서 기인한다. 공유 경제 신생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이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길 열망하고 결단한 기업가들, 최신기술 사용에 익숙한 많은 인구, 이 모두가 한국이 공유경제로 용솟음 칠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뭔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서울. 우린 계속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겠다.
 * 로렌 앤더슨, ‘협력적 소비’에서 발췌. 
 번역 쏭
   [원문] ‘Collaborative Consumption’ http://shar.es/7Q0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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